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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) 나만의 걸작

bloodybera 2021. 2. 12. 14:39

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) 나만의 걸작 

번역 괴담연구소 

 

저는 케케묵은 제 방에 등을 털썩 기대고 앉아 천장을 올려다보며 기쁨에 겨웠어요.

수많은 상상들이 제 마음속에 흘러들어왔고, 제 주변 벽에 하나씩 나타나며, 벽들은 마치 끝없는 스케치북의 페이지처럼 바뀌었어요. 

저는 어머니께 제가 원하는대로 방 벽을 꾸밀 수 있게 해달라고 끊임없이 졸랐고 마침내 허락을 받았어요. 

전 예술을 사랑했고, 다양한 스케치북과 캔버스, 목탄과 파스텔, 그리고 모든 색깔의 색연필 세트도 가지고 있었지요.  

저는 항상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어요. 장난감, 옷, 액세서리 같은거요. 엄마는 너무 상냥하고 절 사랑했지만 그래서 전 버릇이 없었어요. 엄마들은 외동딸을 그렇게 키우는걸 좋아하잖아요?
제가 가진 모든 것 중 가장 감사히 여기는 것은 제 예술적 재능인데요, 이것은 단연코 가장 큰 축복이었어요.

저는 항상 제 벽이 저의 캔버스가 되기를 원했어요. 저만의 걸작을 만들기 위해, 뭔가 특별한 것이 필요했어요.
뿌연 생각들 중 한가지 아이디어가 문득 떠올랐어요.

저는 복잡한 모양을 벽에 새겼어요. 공허해 보였던 빈 하얀 벽들에 아주 조금씩 그려넣었죠.

그것들은 벽과 어울리는 놀라운 것이 될 거라구요.
저는 흥분해서 저의 책상으로 달려가 작은 파일, 면도칼, 끌을 가져왔어요. 이것들은 이런 작업에 안성맞춤이죠.

작업을 구석에서부터 시작했어요. 밝은 색의 침대 위에 커다란 이불을 깔고 그 위에 올라와 장난감들을 모두 한쪽으로 쓸어 내렸어요. 시작하자마자 멈출 수가 없었어요! 단순한 모양들이 복잡한 기하학적 무늬로 변해갔어요. 부드러운 곡선은 잔물결치는 아름다움의 소용돌이치는 파도로 성장했어요. 그것은 제가 상상했던것 그대로, 바로 제 눈앞에서, 정확하게 진화하고 있었어요.
제가 지치기 시작했을 때는 방의 3분의 2 정도를 끝내고 난 뒤였어요. 저는 뒤로 물러서서 작품을 전체적으로 보았어요. 그건 정말 최고였어요. 제가 만들어낸 아름다움은 제 안에 있는 정열의 불길을 재촉했고, 저는 작업을 이어갔어요. 
이제 옷장 바로 위의 몇 평방피트만 작업을 하면 되는데, 저는 그만 기진맥진해져 그 앞에 있는 빈 의자에 털썩 앉았어요. 얼른 끝내야 했어요. 미루다간 영감이 사라질것 같았거든요. 하지만 너무 피곤했어요.

"조금만 남았어."  혼자 속삭였어요.

손가락이 미친듯이 아프고 손목과 팔뚝이 쥐가 났어요. 하지만 저는 "조금만 더 하면 돼, 할 수 있어."라고 스스로를 격려했어요.

눈이 처지고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어요. 몇 인치만 남으면 나만의 시스티나 예배당이 완성될 거야.

"거의 다 했으니 그만두지 마"

몇시간이 지나고, 지칠대로 지친 상태에서 마지막 부분을 완성하고 의자에서 힘차게 내려왔어요.

저는 천천히 방을 돌며 제 작품에 감탄했고, 제가 이룬 것들을 바라보았어요. 숨이 막혔어요.

저는 천천히 제 침대로 터벅터벅 걸어가서 만족감에 빠진채로 기진맥진해 쓰러졌고, 놀라운 성공 후에야 찾아오는 달콤한 잠을 잘 준비를 했습니다. 제 걸작이 나를 깨우길 기다린채로....





해리슨 형사는 황폐해진 집 앞에서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깊게 빨아들였다.

그는 땅을 내려다보며 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저었다.

그는 돌아서서 사회 복지사가 그 소녀와 차를 타고 떠나는 것을 지켜봤다.
"이런 걸 본 적이 있어?" 동료 형사가 현관문을 나서면서 그에게 물었다. 
"음, 그게 참.. 끔찍하네. 하지만 이렇게 완전히 망가진 아이는 처음 봤어. 겁에 질리고, 소심한 아이들을 본 적은 있지.

하지만 이런 것은 본 적이 없어." 라고 그가 말했다.

 

반쯤 태운 담배를 땅에 떨어뜨리고는 밟아 껐다. 그는 천천히 그 집으로 들어가 방문을 열었다.

동료형사는 그와 함께 갔지만, 누구도 그 장소에서 일초라도 있고 싶어하지 않았다.


"그래서.. 그렇게 해서 그녀를 찾은 건가, 웬디?"
"누더기만 입고 있는 걸 발견했어. 그녀의 손가락 때문에.. 그래, 그 손가락 덕분에 그녀를 찾아낸 거야”


해리슨 형사는 음산한 방을 둘러보았다. 더러운 매트리스가 바닥에 놓여 있었다. 나무 의자 하나가 빗장이 달린 창문으로 밀려 올라와있었다. 바닥에 찢어지고 구겨진 종이 몇 장과 그 옆에 연필 한 자루가 놓여 있었다.

 

서류에는 어린애가 그린 그림이 있었다. 그 그림엔 직 직 그어 그린 가족, 나비, 균형이 안맞는 나무들이 그려져 있었다.

그 그림은 유치원 교실에서 아이들이 크레용으로 그린 그림들을 생각나게 했다. 그림을 본 그들은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.

 

해리슨 형사는 온통 피로 뒤덮힌, 미친듯이 긁은 자국이 나 있는 벽들을 둘러보며 숨을 깊이 들이마셨다.

 

"아이의 어머니가 딸을 그렇게 오랫동안 방 안에 가둬둔게 맞다면, 왜 그 아이는 문은 긁지 않았을까?"

 

해리슨 형사가 방 밖에 자물쇠가 달린 단단한 참나무 문을 바라보며 물었다.

 

"그 아이는 도망치려고 한게 아니니까. 그냥 벽들을 보며 '나의 걸작'이라고만 되풀이하며 말했을 뿐이야...."